카카오 경력공채 면접 후기

26 Sep 2018

지원

4월 4일.
접수기간은 3월 22일부터 4월 4일까지였는데, 전혀 이직을 생각치 않고 있다가 4월 2일에 카카오에 있는 지인분과 술먹다가 급 솔깃해서 부랴부랴 썼었다. 지원은 career.kakao.com 사이트를 통해서. 이력 적는 항목 자체가 LinkedIn처럼 회사/기간/업무/직무/설명의 폼으로 구성되어 있음. 기존에 써둔 이력서도 비슷한지라 그대로 복붙. 다만 항목 자체가 프로젝트 단위로 쓰게 되어있고, 기간은 일단위까지 써야해서 끼워맞추기가 귀찮은데, validation 까지 빡빡해서 좀 번거로웠다. 그리고 추천인 아이디를 넣게 되어있는데, 직원ID를 넣어야하는지 이메일 전체를 넣어야하는지 설명이 제대로 안되어있고 입력시 validation error 메시지도 제대로 안나오는데 세번 입력하면 입력이 완전히 차단됨 -_ - 아마도 이 폼을 통해서 임직원 메일 주소를 알아내는걸 막으려나 본데, 아 쫌… 결국 인사팀에 문의넣었다.

코딩테스트

4월 10일.
일주일 뒤 코딩테스트 안내 메일이 왔다. 코딩테스트는 메일을 받은 시점부터 4일 뒤였고, hackerrank.com에서 3시간동안 다섯 문제를 푸는 거였다. 이런 류의 코딩테스트를 처음 해본지라 일단 들어가서 몇개 깨작여봤는데, 온라인상의 편집기에서 바로 코드를 짜는거보다 IDE에서 짜고 로컬에서 테스트 및 실행해볼만큼 해보고 그걸 그대로 붙여넣기하는게 편하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기본으로 지정된(import 된) 패키지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이거 몰랐으면 시간낭비 엄청 했을듯.

4월 14일.
주말 낮에 집에서 노트북 펴고 집중하는건 힘든지라 12시쯤 밖으로 나왔고, 열리자마자 바로 들어갔다. 문제들은 자세한건 이제 다 까먹었지만 그나마 기억을 되살려보자면…(가물가물한지라 정확하지 않음 ㅋㅋ. 또한 실제 문제는 아니고, 대략적인 큰 틀만 기억남)

전체적으로 어렵진 않았으나 문제 얼핏 읽으면 함정카드가 발동될만함. 특히 마지막 문제에서 당했는데, 앞에 네문제 한시간반만에 푼다음 커피마시고 담배피고 한참 쉬다가 고스란히 망했다. 제법 신경써서 골랐다는 느낌. 덤으로 영어 한글자도 못 읽는 사람도 같이 필터링 하려는듯.

1차 인터뷰

4월 17일.
1차 인터뷰 안내는 코딩 테스트 사흘 뒤에 왔다. 친절하게도 희망하는 날짜와 대략적인 시간대(오전/오후/저녁), 그리고 장소(한남/판교)를 선택할 수 있었다. 나름 머리쓴다고 일주일 뒤로 회사에서 가까운 한남동 저녁을 택했는데, 그날 다른(지금 다니는) 면접이 판교에서 잡혀서 망함… -_ -

4월 24일.
1차의 첫번째 인터뷰는 30분간 면접관이 앞에서 내가 코딩하는 화면 지켜보고 있는 라이브 코딩. 문제는 코딩테스트때 풀었던 문제지만, 반드시 특정한 인터페이스에 맞춰서 개발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 인터넷이 안되는지라 IDE에서 JDK소스로 들어가서 JavaDoc 보면서 / 그리고 디버거의 Expression 을 REPL로 써먹어서 개발했다. 그리고 키보드가 원래 쓰던 해피해킹이 아니고 VI플러그인이 없던게 가장 큰 난관이었음. 다 풀고 나서 보니 runtime exception catch 하나 빼먹었던 기억이 난다 orz. 인터페이스가 주어진 상황에서 / 면접관이 지켜보는 / 라이브코딩은 매우 신선했었고 기억에 남는다. 환경이 맥/IntelliJ 고정이었는데, 사내 표준 장비 및 환경에 적응하는지도 같이 체크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두번째 인터뷰도 30분간이었고, 형태는 Q&A 퀴즈. 면접때 간단하게 gc / classloader / aop / http / tcp 등등 뭐 이런 자잘한 개념 같은거 묻는 그런거. 이런 걸 면접과정에서 묻는 건, 자칫하면 면접내용이 짧은 질답투성이로 번질 수 있고 대화의 컨텍스트를 깨먹을 수 있는 위험이 있는데(그렇다고 빼기도 애매하고), 이런 걸 굳이 별도의 빼는것도 괜찮아 보였다. 떠벌떠벌하다 보니, Java 8 차이점 이야기하다가 GC이야기로 건너갔다가 heap 이야기까지도 갔다가 이런식으로 이런식이라 다음에 나올 질문들까지도 우르르 대답해버리고 20분만에 끝. 면접관 분은 아침부터 종일 하고 있었다던데 고생하시네요 덕담 및 잡담하다가 시간 채우고 나옴.

2차 인터뷰

5월 4일.
2차 인터뷰 안내가 왔다. 갑자기 처리속도가 확 줄어든 느낌. 2차 인터뷰는 5월 11일이었고, 첫번째 인터뷰는 흔히 이야기하는 기술면접. 실제로 일할 조직의 3차 조직장쯤 되는 분과의 1:1 면접. public cloud / container orchestration / infra automation / non-blocking server 등 그간 해왔던 것들에 관해서, 그리고 최근에 관심있는 distributed tracing / chaos engineering 등에 대해서 열심히 떠들다 왔다. 이야기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시간 다 되었더라. 두 번째 인터뷰는 소위 말하는 인성면접. 뭐 업무배분 엉망이면 어떻게 하겠냐, 갈등 있을때는 어떻게 푸느냐 등. 이런건 뭐 사실 정답이 없는만큼 평소 생각하는대로, 하던대로 그냥 대답하고 이야기함. 이런 과정이 있는거야 당연히 뭔가 이유가 있겠지만, 굳이 한시간 가까이 시간을 써서 얼마나 그 사람에 대해 알아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지라, 중간쯤부터 되돌이표처럼 비슷한 대답을 자꾸 하게 되는 건 좀 지루했다. 그리고 나는 방명록에 “라인 씁시다 여러분” 이라고 써뒀다(…)

최종

5월 24일.
최종합격 및 현재 처우정보 요청이 왔고, 당일 입력한 결과 연봉제안은 6월 1일에 왔다만, 결과는 알다시피… 다만 제안 페이지에서 거절 버튼은 없고 이의제기 버튼만 있었던게 인상깊었다. 입사포기를 어떻게해야할지 잠깐 고민했었던 기억이 난다.


대규모 경력공채였던만큼 어쩔 수 없이 처리속도가 느렸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처럼 성질급한 사람 입장에서는 속터짐. 여담으로 현 직장은 한참 느린 4월 20일쯤에 지원했었는데, 2차면접 일정 받아본 다음날 현 직장 연봉제안이 왔었고, 이래저래 해서 여기로 왔다. 누군가 이야기했던 채용은 속도전이라는 말에 공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경험은 매우 인상깊었고 마음에 들었다. 덕분에 회사에 대한 호감도 더 올라감. 다음번에 이직하더라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만한 회사가 아닐까.

끝.